Feature

​※주의 : 인체실험 소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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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아지사이 하야나리

 "하야나리는 외로움이 많아."

 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공적으로 태어난 사람이었기에, 가족이 존재하지 않았던 하야나리에게 첫 번째 가족이 되어주었습니다. 생명공학을 이용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사람. 하지만 하야나리 자신의 유전자를 사용해 태어난 제로였기에, 거의 쌍둥이나 다름없던 둘. 둘의 생일이 다른 이유는 당연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둘은 둘에게 소중한 가족이 되어주었습니다. 하야나리는 자신의 첫 가족이 되어준 제로에게 잘 대해줬고, 제로는 그런 하야나리에게 고마움을 느낌과 동시의 가족의 정을 주었습니다.

 

.. 라는 게, 현재 '제로'를 연기하고 있는 '하야나리'의 말이었습니다.

 

 

▒ 원인 불명의 병

 그는 태어날 때부터 원인 불명의 불치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어떻게, 왜, 치료법은 어떤지. 하나도 알려지지 않은 이상하고 해괴한 병. 서서히 몸 안을 갉아먹다가 죽고마는 시한부. 그게 하야나리의 예정된 끝이었습니다. 차가워져가는 몸과 추위를 잘 타는 몸, 많이 먹으면 토해내는, 무리가 많은 몸. 

 

 병은 그가 항상 담요를 들고다니는 이유와 소식을 하는 이유였습니다. 추위를 잘 느끼는 몸이니까 추위를 느끼지 않게하기 위해 담요로 온 몸을 꽁꽁 싸매었고, 보통사람들이 먹는 양의 음식을 먹으면 몸에 부담이 가서 전부 토해내니 적당히 살 수 있는 만큼만 먹었던 겁니다.

 

 하지만 '카라아지사이 하야나리'의 생명을 쭉 연장시키고자, 그의 아버지는 '제로'를 만들어 냈습니다. 하야나리의 유전자를 채취해 만든, 오로지 하야나리를 위해서만 태어난 사람. 그런 '제로'를 데리고 아버지는 하야나리의 병을 낫게 하기위해 온갖 실험을 주도하며, 약을 만들고, 치료법을 찾아내려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하야나리의 생명을 좀 더 연장시켰습니다.

 

 그런 아버지덕분에 하야나리는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 기억력

 그는 태어날 때부터 기억력이 좋았습니다. 지나친 것도 전부 기억하고, 몇 년전의 일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가도 전부 기억했습니다. 7살이 되던 해, 4월 21일에 검은 머리카락을 가졌던 한 실험체가 실험에 못 이겨 죽은 것도, 4살이 되던 해에 1월 21일 날 새 앨범을 샀던 것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기억했습니다. 그건 무엇이든지, 뭐든간에 '확실히' 기억하는 것이었고, 그가 무언가를 잊는다는 건 말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가 본 것만 한정해서요.

 

 그는 무엇이든지 자신이 전부 봤다면 기억했습니다. 그는 그 기억력을 이용해 실험 도중의 오류를 잡아내고, 자신이 알고있는 지식과 논문에 실린 논리의 모순을 발견해 수정하고, 배운 것들은 전부 잊지 않은 채로.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가 천재 유망주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놀라운 기억력의 덕택이기도 합니다. 

 

 

▒ 바깥 세상 

 그는 바깥 세상을 잘 몰랐습니다. 약한 몸 때문에, 바깥에 함부로 나가면 병에 걸릴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아버지 때문에 잘 밖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의 세상은 작은 연구소 안, 실험이 즐비한 곳이었습니다. 

 

 과학자인 아버지의 딸. '천재 유망주'라는 시선은 전부 연구소에서 받았습니다. 연구소 안엔 그에게 호의적인 사람만이 가득했습니다. 그의 병으로 인해 여러가지 실험을 한 적도 있었고, 그에 따라 새 원리나 이론을 발견한 때도 있었기에 사람들은 '하야나리'를 좋게 여겼습니다. 그가 건강히 태어났다면 관심이 없었을텐데.

 

 병때문에 밖에 나갈 수 없던 그는 자주 바깥 세상에 대해 상상을 하며 지냈습니다. 실제로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무엇이 있는지, 항상 상상했습니다. 바깥의 수기를 보고, 책을 읽으며.

 

 

▒ 실험

 그가 주로 주도하는 실험은 생명공학 쪽입니다. 가끔 기계에 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가 제일 자신을 보이는 분야는 생명과 관련된 쪽이고, 부전공으로 따르는 쪽은 기계공학 쪽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신의 아버지가 전공하는 분야를 그대로 따른 것 뿐입니다. 

 

 

▒ 카라아지사이 제로

 제로는 순전히 하야나리의 병을 낫게 하기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인공적으로 태어났으며, 원인 불명의 병을 알아내기 위해 하야나리의 유전자 정보를 조합, 변형해 만들어진 일종의 인조인간입니다. 

 

 제로를 만든 사람은 하야나리의 아버지입니다. 갓 태어난 하야나리에게 원인 불명의 병이 있는 걸 알아챈 아버지는 하야나리의 병을 낫게 하기위해 무엇이든지 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전부 주도한 생명과 관련된 실험은 하야나리가 걸린 병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한 실험이었을 정도로. 갓 태어난 하야나리의 유전자정보를 조합해 만든, '건강한' 상태의 하야나리를 만들기 위해 실험재료로 쓰여질 '제로'.

 

 하야나리는 제로를 좋게 여기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제로를 그저 단순한 실험체라고 평했긴 하지만 자신과 닮은 외관에 자신과 잘 맞는 성격이기도 한 제로를 가족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야나리 또한 자신의 병을 알고 낫고파했기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과학자가 된 후 자신의 병을 낫게하기 위한 실험, 즉 자신의 병의 치료를 위해 태어난 제로를 상대로 한 실험을 몇 번이고 주도했지만, 할 때마다 손이 떨렸습니다. 끝낸 후에는 미안하다고 하며 사과하는 때가 잦았습니다. 그는 선악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가족에게 '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혈안이 된 아버지를 통해. 자신이 또 다른 병에 걸리지 않게하도록 조심하는 아버지를 통해.

 

 하지만 제로는 하야나리를 그렇게 미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합니다. 그는 뇌 부분에 감정상태를 조율하는 호르몬을 억제, 변화시키는 장치가 심어져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혹여나 많은 실험으로 인해 제로가 하야나리를 미워하게 되고, 하야나리를 해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버지의 판단때문이었습니다. 하야나리는 제로에게 그런 장치가 심어져있다는 걸 모르고 있습니다.

 

 

▒ 재능

 그는 바깥의 시선을 의식했습니다. 그는 선악의 구분은 없지만, 타인의 감정은 잘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바깥에 알려진 지 알고있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의미로 유명하다는 것 또한. 그대로 밖에 나간다면 자신은 미움받을 게 뻔했고, 아버지의 사랑만 받고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람만 가득했던 연구소 안에서만 지내던 그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견뎌내지 못할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입학하기 전, 제로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달라고. 

 그 학원 안에선 내가 제로로, 네가 하야나리로. 

 내가 피실험체인 걸로, 네가 매드사이언티스트인 걸로. 

 

 그렇게 바꿔달라고. 그 부탁을, 제로는 수락했습니다.

 

 제로의 존재는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선 몰랐고, 자신의 존재 또한 사람들은 이름만 알 뿐이지, 그 외의 것들은 몰랐습니다. 그랬기에 바꿀 수 있었습니다. 학원에 입학할 때, 하야나리는 '제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