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의 빛이야.
너의 빛이 아니야.

超高校級の
ピアニスト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
루시는 꾸준히 품위를 유지하며 음악의 대를 이어오는 상류층 가문, '베네치아'에서 태어났다. 비록 천부적인 재능은 없었으나 지대한 노력으로, 그리고 베네치아라는 이름으로 수십년간 피아노를 연주했으며, 천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에 이르렀다. 이윽고 세계가 루시(와 루나)의 연주에 주목하게 되었을 무렵, 루시는 마침내 초고교급 피아니스트로 이룩되었다.
─── ★★★★★
모르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음악계의 상식으로 여겨지며, 일반인 사이에서도 매번 화젯거리가 되는 사람이다... ...아니, 물론 그의 쌍둥이 동생보다는 덜하였지만, 루시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루나가 함께했기에 루나의 명망은 곧 루시의 명망이 되었다. 가문의 인지도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였으나 피 나는 노력으로 여덟살 무렵 전국의 콩쿠르의 상들을 휩쓴 이후로는 서서히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고, 타고난 천재로서 이름을 날린 루나와 함께 본격적인 공연에 나서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마침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최근에는 초고교급으로 인정 받아 더욱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기에ㅡ이번 초고교급 바이올리니스트가 루나일 것이라는 소문과 동시에 이번 초고교급 피아니스트 또한 루시가 될 거라는 이야기 또한 상당수였다.ㅡ루시에게는, 루나와 함께하는 이 스포트라이트가 익숙했다.
초고교급 피아니스트 ★★★★★
루시 세라티움 베네치아
ルシ セラティウム ベネチア / Lucy Cerastium Venezia
두상 커미션 @_socks05
전신 커미션 @mabef_mir
나이 / 신장 / 체중 / 신발 / 머리색 / 국적 / 생일 / 혈액형
19 / 167cm / 53kg / 구두 / 흑발 / 영국 / 01·24 / RH-AB
운 / 힘 / 지능 / 민첩 / 관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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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格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의외로 이기적인 구석이 있었다. 막연한 도덕성과 인간성만을 좇았으며, 올바른 것이 최선인 줄 알았다. 자신과 다른 부류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였으며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위선이고 기만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 노력을 하지 않는 자들이 악인이라고 분류했다. 그건 좋게 말해야 선한 거지, 결국엔 책임감 없는 행동이었다.
자기 자신의 고통을 해결하느라 급급했던 사이 생겼던 사람들과의 단절이 현실적인 그를 비현실주의자로 만들었다. 그가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과 접하지 않았던 건 실수였다. 공백 이후 다시 사람과 접하게 된 지금, 그 도덕적인 이상향이 현실에 풍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념이 깎여나간 사람은 무너지거나 타락한다. 자신의 세계가 아주 작은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지금, 루시는 무너져가고 있었다.
감정에 실패하고 감정의 기록에 자주 실패하고
나는 점점 말하는 법을 잊어가고
이대로 말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데
/하지의 노래,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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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格
1 동생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루시의 동생...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아니, 아니다. 제일 소중하고 제일 편하고 제일 사랑하는 것이 아닌... ...원망하는 동생. 내 운명을 멋대로 결정해버린 애. 그러면서도 날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것이 느껴져서 마음껏 미워하지도 못하게 하는 애... ...끊임없는 애증과 재능에 대한 고조가 루시의 안의 루나에 대한 애정을 갉아먹었다. 인간으로서는 너무나 사랑하지만 인간으로서 바라볼 수 없기에 사랑할 수 없는 나의 동생. 나는 너를 위해서 살아야만 했지. 오로지 루나를 위한 루시가 되어야 했고 그것이 숨이 막혀 참을 수가 없는 날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가끔은... 네가 나를 조금 덜 좋아해 주었으면 싶었어....
2 가문
가문 내의 편애를 겪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그들의 불화와 가문의 검은 속에 대해 누구보다도 능하였다. 사랑받지 못한 자들만 볼 수 있는 부분... 그런 부분이었기에, 가문 내에서 루시만큼 가문의 곪은 점을 잘 아는 자는 드물었다. 대부분의 베네치아들은 사랑받고 사라왔다. 그렇지 못한, 원하지 않은 운명을 떠안고 평생을 차별받으며 살은 루시로서는 오히려 루나의 천진함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식들은 누구보다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본다.' ...그것이, 대외적인 그들의 평화에 보이는 미묘한 위화감이었다.
3 재능
피아노에만큼은 재능이 없었지만, 실로 다재다능한 인재였다. 드러내는 두각만을 보아도 그는 감히 천재라고 부를 자격이 있었다. 피아노를 제외한 악기와, 노래, 작곡과 작사... 피아노와 가까운 것들에까지 두각을 나타내곤 했다. 피아노에만, 피아노만, 하필 피아노가. 하필, 떠안겨진 피아노만큼은, 도무지 재능이 없었어서.
...여가 시간에는 방에 틀어박혀 연습만을 반복했다. 하루 24시간 중 자는 시간 4시간과 밥 먹는 시간 2시간을 제외하곤 18시간을 피아노 앞에 앉아 연습에 매진했다. 치고 친 곡을 또 치고, 또 치고, 또 쳐서. 남들이 자고 생활할때 손목이 부러지고 손가락이 뒤틀리는 것을 눈물로 참으며 연습했다. 그래야지만 비로소 남들과 같아졌고, 남들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수십번 연습한 것을 한번에 따라잡힌 날에는 분함에 울면서도 피아노를 연주했다. 어느 순간부터 피아노는 루시의 목표이자 유일이 되었다.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노력이 어느덧 루시의 전부가 되었다. 자신의 인생에 회의감을 느낀 것은, 루시가 초고교급으로 임명받던 때부터였다.
4 가족관계
이상하리만큼 어려서부터 사랑받지 못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싶어 성격과 외관까지 바꿔봤지만 특별히 이유가 있는 편애가 아닌 듯 무관심만큼은 여전하여 어느 순간부터 사랑받는 것을 포기하고, 인정받는 것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노력하면 돌아봐 주시겠지. 내가 더 잘하면 나를 봐 주시겠지. ...하지만 큰 상을 받아도 부모님은 루시를 향해 웃어주시지 않았다. 하지만 루나는 한번의 연주로도 칭찬받고 사랑받는다. ...나의 문제인가? 루나를 넘지 못해서? 하지만 루시는 알았다. 자신이 루나를 뛰어넘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인정받는 것을 포기했다. 부모님의 얼굴은 보는 것이 껄끄러워 공적인 장소가 아니면 마주하지 않았다. 지금 루시가 피아노를 치는 이유는 단 하나. 이것만이 자신의 유일한 길이자 운명이기 때문이다...
과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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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도, 아버지도, 다른 가족들도... 베네치아 가문에 대를 이을 가족이 태어났다며 루나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그 축하에 제 몫은 없었지만, 괜찮아요. 저는 태어나게 해 주신 것만으로도 기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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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가문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한 가문... 영국에서 제일 가는 가문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모두가 부러워하고 대단해하는 가문입니다. ...저의 가족 모두를 모으면 거대한 악단 하나를 만들 수도 있죠. 그런 곳에서... ...하필 언니로,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로. ...어깨에 짐이 무거웠습니다. 자신의 이름마저도 감당하지 못하는 자가 감히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을 리 없겠죠... 저는 제 분수를 아는 편이니까요. 루나는 멜로디를 연주하는 자유로운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저는 그를 뒷받침하는 그림자같은 피아니스트로서... 저희는 자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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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화목한 가정에, 제 자리는 없다는 것을요. 모두가 웃고 있던 자리에 제가 한발짝 다가가면, 루나를 제외한 모두가 웃는 것을 멈췄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다가가도 루나에게만 집중하셨고, 아버지는... ...무서웠습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요. 그래서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면서 저를 좋아해주는 루나를, 그저 좋아해줄 수 없었습니다. ...밉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루나를 보면 제 처지를 실감하게 돼서... 마주할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방에서 나오지 않았을 무렵, 집 안에서 선율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홀린듯이 방에서 나오자 수 많은 악기들이 거실에 즐비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3살 때였던가요.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어서, 아직까지 잘 잊혀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제 시선을 끌었던... ...바이올린이. 악기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목을 잡자, 줄이 눌리며 짧막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름다웠습니다. 이 날 저는 직감했습니다. 아, 나는... 결국엔 음악을 할 운명이라고. 이것을 연주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그런데, 도대체 왜... ...시간이 지나도 어머니와 아버지가 저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저도 그 시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 모양이에요. 그야 루나만 주변에 없으면, 제가 미움받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니까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여차하면 몸을 숨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 날도 그런 날이었어요. 출장에서 돌아온 부모님 때문에 며칠간 방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날.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들리더니 루나가 손에 바이올린을 쥐고 제 방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언니, 같이 연주하자! 크고 탁 트인 거실에는 집안의 어른들이 놀란 표정으로 제 방에 들어온 루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설마. 설마... 본능적으로 느낀 불길한 예감은, 어머니가 루나의 뒤를 따라 제 방에 들어왔을 때 적중했습니다.
루시, 루나가 바이올린을 하고 싶다고 하는구나. 네가 피아노로 루나의 뒤를 봐주지 않겠니?
아름답고 다정한 목소리였습니다. 어머니가 그런 눈으로 저를 보며 그런 목소리로 말해주신 것은 처음이었어요. ...기뻤습니다. 저는 바이올린이 좋았지만, 어머니가 원하신다면 포기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루나는 뭐든 잘 했으니까 분명 제까짓 실력으로는 루나를 이길 수 없었겠지요.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몸을 돌려 루나를 안고 나간 어머니를 보고서도, 기대했습니다. 내가 피아노를 잘 쳐내면, 어머니도... 나를 루나처럼... ...그런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희망차던 시절이었어요. 고작해야 4살이었을 뿐이었는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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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이라는 것은, 정말이지. ...처음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눌렀을 때 저는 느꼈습니다. 아, 안 될 것 같다. 이것은 도무지 제 운명이 아니었습니다.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이올린을 봤을 때 느꼈던 그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으니까요. 제 운명은 제가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습니다. 정말이지, 도무지, 소질이 없었습니다... ...악보를 읽고, 건반을 외우면서도 매일매일이 회의감에 가득 찼습니다. 못 할 것이라는 생각만이 엄습했습니다. 건반을 쳐도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없으니까, 건반을 누르는 것이 두려웠어요. ....할 수 없을 거라고... ...그리고, 그 예감은 언제나 적중해서.
하지만 부모님에게 인정받는 길은 이것 하나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할 수 없다면, 장엄하고 기교한 음악을 연주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밤 낮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연습에만 몰두했습니다. 어린 손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박힐 때면, 장갑을 끼고 연습했습니다. 멈추지 않았습니다. 루나의 연주에 맞추려면 24시간도 부족했습니다. ...천재였으니까요, 그 애는. 제가 열시간동안 연습한 소절을 루나는 한 번만에 연주해 내었습니다. 그 밝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추듯 움직이고, 웃는 루나. ...사랑받을 자격, 분명히 있었겠지요. 그렇다면 저는요? ...제 자리는 정말 없는 걸까요.
루나는 6살때 솔로로 데뷔했습니다. 6살때 관중 앞에 선 것도 신기한데, 고작 2년만에 프로의 실력을 가지게 된 것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신이 내린 재능이었습니다. 집안 가족 모두가 루나의 연주회를 보러 간 날에도, 저는 집에 남아 거실 중앙의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눈물이 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루나가 밉지 않습니다. 미운 것은 저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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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를 미워하게 된 것은, 죽도록 노력해서 8살 때 영국의 봄 시즌 콩쿠르의 모든 상을 받아왔을 때조차 부모님이 참석해주시지 않으신 때부터였습니다. ...아니, 상을 받는 것이 확정되어 있는 자리도 아니었고, 부모님은 여전히 제 실력을 모르니까 당연한 일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루나의 잘못이 없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메인 멜로디에만 집중하다 보면 반주가 흐트러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부모님이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그 마음가짐 하나도 매일매일 죽도록 연습했습니다. 정말, 죽도록. 언젠가 부모님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며 너 같은 아이를 우리가 몰라보다니, 라고 할 수 있도록. 고작해야 8살짜리 아이가. 밥도 먹지 않고 연습만... ...손은 엉망이 되어 봐주기 힘들었습니다. 흉측하다, 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꼬박꼬박 장갑을 끼고 다녔습니다. 루나의 아름답고 깨끗한 손을 볼 때면 이 운명에 목이 매이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겠죠.
제가 콩쿠르에서 상을 받은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루나와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루나의 피아노가 되기 위해 악기를 연주했기 때문에, 그 콩쿠르는 제 처음이자 마지막 독주회였습니다. 이후로 제가 홀로 무대에 설 기회는 없으리라 믿어 모든 것을 다한 무대였습니다. ...그날 받은 트로피는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하무튼, 여름 시즌의 콩쿠르부터는 루나와 함께 피아노와 바이올린 합주로 참가했습니다. 말이 합주지 바이올린이 거의 주가 되는 음악이긴 했지만요..., 루나는 밝은 노래를 연주하고, 저는 어둡고 슬픈 반주를 연주했습니다. 그 둘이 합쳐져서 잔잔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나온다 하던가요... ...저희는 금세 유명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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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언제부턴가 매일매일이 버티기 힘들어졌습니다. 똑같은 일상이 숨이 막히고 괴로웠어요. 이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18시간의 피아노 연습을 일상으로 만들어야 했으니까 몸이 버티지를 못했습니다. 자주 쓰러지고 자주 아프고, 그러면서도 일을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다음 콘서트를 생각했고, 콩쿠르를 위해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 수속을 밟으면서도 연습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저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의 인정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피아노는 저의 인생이 되었고, 저는 이 인생이 깨지는 것이 두려워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연주하고, 그리고 다시 넘어졌습니다. 이렇게나 노력하는데도 결국 반주밖에 쳐내지 못하다니, 하는 생각과 메인 선율을 연주하려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랐을 테니 잘 됐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저를 갈등시켰습니다. ...그래요, 갈등해서 뭐 하나요. 제게 선택지가 있기나 한가요.
그래서, 결국 제가 선택한 도피 방법은 작곡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피아노를 연주할 수 없는 여가 시간이 생겼을 때는, 선율을 생각하며 작곡을 하고, 그에 노래 가사를 붙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늘 혼자 연습만 하다 보니 타인과 함께하는 놀이에 미숙했던 저로서는 훌륭한 취미였어요. 가끔 그 선율을 쳐보기도 하고, 따라 노래도 부르며, 제 작은 세계 안에서 만족하고는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쳐 준 적은 없었지만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 노래를 누군가 앞에서 쳐 줄 수 있었을까요. 그 노래들은 전부 다, 피아노가 메인이었는데... 고작해야 달의 그림자일 뿐인 제가요.
밝고 즐거운 루나의 선율을 떠올리며 적은 곡이라 그 곡을 칠 때만큼은 저도 제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상상은 상상, 현실은 현실. 제가 비로소 초고교급 피아니스트로 선정된 그 날, 저는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9년간 끊임없는 스케쥴과 압박. 피아노. 연습. ...다른 것 하나 없는, 일궈낸 것 하나 없는 남루한 인생. ...기댈 사람도, 노래를 불러줄 사람도 없는 이 인생을. ...이렇게 비루한 나 따위가 초고교급에 선정되다니... 동경에 가까워지면서도 동경을 잃은 느낌이었습니다. 나 따위도 누군가의 동경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어요. 저를 동경하고 목표로 삼다니, 그렇게 슬픈 일이 또 어디 있나요.
하지만 역시 기뻤습니다. 이제 부모님께 인정받는 것을 포기했음에도, 그래도 여전히 무언가를 이루어낸 것 같아서... ...동경하던 초고교급인 나, 라. 아마도 이 시간들은 빠르게 흘러 지나가겠지만, 제 인생에 작은 동경이 적혀진 거예요. 하필 피아니스트로 기록되다니, ...다른 것으로... ...가수나, 작곡가나, 그런 것으로. 남았다면 어떨까 가끔 생각했지만. 역시 아직 저는 어리고 약해요. 이 운명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되겠죠... ...언제쯤이면 이 지긋지긋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흉측한 제 손을 내려다보며 저는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 걸까요. 또래 최고이면서도 멜로디를 연주할 수 없는 피아니스트라니 최악이지 않나요. 언젠가는, 이 운명에서 벗어나기 바라요... ...언젠가는, 루나의 선율 아래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요. 자유로운 음악을 연주할 수 있기를 바라요.
所持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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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