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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자살 컨설턴트

★★★

 

 "어떤 끝맺음을 원하시더라도 ... 찬란하고, 호화롭고, 아름답게. "

 

카토리 키리는 자살 컨설턴트야, 라고 하면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 인상을 찌푸리거나 - 아무튼, 좋은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첫째, 자살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그리 윤리적인 직업으로는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 그런 자살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카토리 키리와는 더더욱 어울리는 직업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겠지. 

자살 컨설턴트. 말 그대로 '자살'을 '컨설팅'해주는 재능, 다시 말하자면 자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살 계획을 세워 성공적인 자살을 기원해주는 재능이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그런 사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일반적인 - 그리고 윤리적으로 올바른 - 사회의 생각일 텐데도. 키리는 언제나 지나칠 정도로 윤리적이고, 곧고, 바르고, 상냥하고, 다정한, 사회의 규범같은 사람. 그런 재능과는 전혀 접점이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인데 - ......

하지만, 키리는 자신의 재능을 꽤나 아끼고 있다. 키리의 '자살 컨설턴트'로서의 자부심이자 철칙은, 죽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지막은 누구보다도 찬란하고 아름답게 꾸며주어야 마땅하다는 것. 스스로 목숨을 내던질 정도로 삶이 괴로웠던 사람들이라면, 죽음만큼은 가장 완벽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키리는 자신의 재능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 ... 이상할까? 그래, 이상할 정도로, 키리는 다른 모든 부분을 제외한 '자살'에 관한 윤리관만이 조금 비틀어져 있는 것 같다.

★★★

- 네? 누구요? 카토리 키리 ... 아아, 네, 들어본 것 같아요. 그 사람 한때 조금 ~ 이래저래 말 많지 않았나요? 자살을 도와주는 직업, 과연 용납될 수 있는가 ... 뭐 이런 제목으로, 기사 잔뜩 쏟아졌던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요, 생명 윤리적인 문제로 ... ... 논란될 말도 하죠. 그 사람에 대해서 얼마냐 아냐고요? 네? 얼굴? 목소리? 아뇨, 몰라요. 제가 사실 .. 자랑이라긴 뭣한데, 기사에 관심이 많아서 신문도 자주 보고 ~ 뉴스도 자주 보고 그러는데, 그 사람 얼굴이나 인터뷰 같은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 그러고 보니 그러네. 꽤 유명했는데, 왜 그런 정보는 하나도 없지 ......

Answer: 모월 모일, 도쿄의 시민 A씨

'자살 컨설턴트' 라는 자극적이고 위험한 재능 때문일까, 인터넷 사이트에 키리의 이름을 검색한다면 십여 개의 기사를 바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 위에, 자살 예방 사랑의 전화,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 - 아무래도 재능이 재능이다 보니, 언론 대부분은 그를 그리 긍정적으로 적어놓지 않았지만 .. 뭐 어때, 악명도 인지도잖아 ! 다만 많은 사람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키리의 성격 탓에 인터뷰나 사진 같은 것은 그런 기사들에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 사람들이 키리를 알아보는 일은 적다는 듯. 꼭 도시 괴담처럼, '아, 그런 사람이 있다며?'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 나도 언젠가,

용서받을 수 있나요 ?

초고교급 자살 컨설턴트 ★★★

카토리 키리

香取 季利 / Katori Kiri

나이 / 키 / 체중 / 신발 / 머리색 / 국적 / 혈액형 / 생일

17세 / 155.3cm / 40.4kg / 운동화 / 갈색 / 일본 / RH+O / 6월 5일생

Personality

 

 

어머니 전 혼자예요 쇠락하고 있지요 

-함성호,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며 中

자책한다  ✦   불안하다  ✦  불신한다

✦ 자책한다

" 죄송해요, 죄송해요 .. 전부, 내 탓이야 ......! "

키리는 모든 죄를 자신의 것으로 돌린다. 과거 트라우마- 지인의 자살시도를 막은 것 -로부터 발현된 성격. 자신이 관련된 일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았다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낀다. 그것이 설령 실제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가 아니라고 해도, 그것이 대단히 큰 피해가 아니라고 해도. 평소에 항상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것, 계획이 무너졌을 때 심하게 패닉하는 것 모두가 이런 성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계획에 따라 움직여서 실수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강박관념이 심한 탓에, 자신이 예상한 범위 밖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신이 수습할 수 있는 수준이더라도 대처하지 못하기도 한다.

 

✦ 불안하다

" 어떡하지, 어떡하지,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 거야 ...? "

키리는 불안증세를 겪고 있다. 중학교 시절, 지인의 자살시도를 목격한 이후부터 불청객처럼 자신과 함께한 증상이다. 불안할 때면 키리는, 담요를 뒤집어쓰고 무어라 중얼거리며 - 어떡하지, 어떡해, 미안해, 싫어 - 자신이 진정을 되찾을 때까지 덜덜 떨곤 했다. 현재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궁지에 몰리거나 - 가끔은 어떤 이유도 없이 돌발적으로, 식은땀이 날 정도로 발생하는 불안증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 탓에 담요를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것.

 

✦ 불신한다

" 이제, 더는 믿지 않을 거예요. .... 누구라도. "

키리는 그 누구라도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 아니,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몇 년 전의 키리는 정말로 이 세상을 희망차게 바라보는 낙관주의자였으나, 믿음이 깨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는 타인의 말과 행동, 평가, 반응, 그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다. 이 사람도 속으로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 조심해야 해, 눈치채야 해. 그 탓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를 보인다고 해도 거부감과 거리감을 느끼며, 상대방을 마음 편히 대하지 못하는 것. 사람들이 보여주는 어떤 모습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사람을 대할 때 조심스럽게 대하며, 굳이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서 불유쾌한 정을 붙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Feature

 

 

✦ KATORI KIRI ✦ 

 

✦ 가족관계_ 부친과 모친과 형 하나. 하지만 지인이 죽으려고 한 후에도 큰 충격과 공감보다는 타자화하는 듯한 단조로운 말투를 쓰는 사람들이었기에, 키리는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관심도 없다.

✦식습관_ 굉장히 소식하는 편이다. 편식은 하지 않지만, 먹는 양 자체가 매우 적어서 남기는 반찬도 많다. 하루에 한 끼 정도, 그것도 남의 반절 정도로 먹을까 말까 하는 정도의 소식가. 밥 대신 간식류를 종종, 자주 먹기 때문에 공복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는 하루에 한 끼조차 먹지 못했다. 불안증세가 심해 방 밖으로는 나가지도 못할 시절이었지. 그때 키리는 방에 있는 간식류를 대충 까먹으며 버텼다. 그게 굳어져서 지금의 식습관이 된 거고.

✦호불호_ 

좋아하는 것은 간식류 ! 초콜릿, 사탕, 젤리, 과자, 가리지 않고 전부 좋아하는 편이다. 단, 바스락바스락 부스러기가 많이 나는 것은 간식이라고 해도 조금 꺼리는 모양. 예전에는 밥 대신 간식으로 배를 채워서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다고 하는데 .. 이제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 본인 말로는. )

싫어하는 것은 성적 제도. 모두의 재능도, 행복도, 전부 다른 길을 향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을 평면적으로 줄 세우는 성적이라는 제도에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본인의 성적은 아주 우수한데도 말이다. 다들 다른 행복이 있는데, 왜 싸워야 하나요 ......? 성적으로 사람의 행복이나 고통을 알 수 없다고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성적 제도를 싫어한다.

소지품

 

 

 

 

 

 

 

 

 

 

 

 

 

 

큰가방   엄청나게 크다 ! 키리의 ⅓정도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가방이다. 갈색의 질 좋은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다. 안에 무언가 중요한 게 들은 걸까, 싶지만 내용물을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고. - 에 , 열어봐도 .. 되냐고요 ..? .. 아, 안 돼요 ... 대신 제가 꺼내서 보여드릴게요 ...! ( 8ㅁ8 ) - 하지만, 어쨌든, 키리는 이 가방을 아주 소중히 ! 들고 다닌다.

 

잠금 다이어리  자살 컨설턴트로서 일할 때 사용하는 다이어리인 것 같다. 방대한 자살 계획이 들어있는 모양이다 .. 그리고 이제껏, 그가 컨설팅해준 '의뢰인'들의 신상정보 또한 들어있다는 것 같다. 보여달라고 해도 보여주지 않는다. 비밀 유지가 관건인 직업이니까.

담요 크지만 얇아서 무게는 많이 나가지 않는다. 가을이나 초겨울, 초봄 정도에 사용하기 적당할 것 같은 두께. 만져보면 꽤나 보드라워서, 재질은 좋은 담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오래간 사용한 것이라 군데군데 얼룩이나 해진 곳이 있을 수도 있다. + 중학교 시절부터 쭉 썼다. 불안증세가 도질 때마다 그 속으로 파고들었지.

넥타이  어릴 때부터 넥타이가 성숙함의 상징처럼 느껴져서 꼭 하고 싶었는데 ...... 정작 키리는 넥타이를 맬 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손에 달랑달랑 들고 다니고 있다 .... 그 사람이 자살을 시도할 때 사용했던 도구. 이걸로 자기 목을 졸랐지. 반성하기 위해 가지고 있어.

 

─군의 유서  키리의 죄이자 후회. 열 몇 장을 복사해서 가방 속에 꼭 넣어 다니고 있다.

STORY

​※주의 : 자살시도 소재가 있습니다.

 

✦ WHY ? ✦

카토리 키리는 자살 컨설턴트야. ....... 그런데, 왜?

*WARNING: '자살시도' 트리거가 눌릴 수 있습니다.

최악인 인생에서 간단하게 끝나는 거야 의외로 그것만으로도 행복할지도

 - Mel ,さようなら、花泥棒さん 鎖那 中

01.

키리가 열다섯 살일 때의 일이다. 학교에서는 신학기가 시작되어 중학교 생활도 2년 차에 접어들었으므로, 키리의 삶은 안정기였다. 상냥한 성격 덕에 교우관계도 원만했고, 학교도 적응이 되어 그때의 키리는 제법 여유를 갖고 있었다.

그런 여유는 대학교 입시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키리의 형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본래부터 가족에게 친절한 형은 아니었던지라 키리는 자신의 형에 대해 남들보다도 잘 알지 못했지만, 집에 오면 굳게 닫힌 형의 방문이 아닌 식탁에서 부모와 수다를 떠는 형의 모습을 보는 일이 더 잦아지는 것으로 그의 삶이 한층 윤택해졌다고 짐작을 할 수는 있었다.

 

02.

형은 대학교에 간 이후부터 밖으로 나가는 일이 늘었다. 그야 고교 3년을 집과 학교, 학원에서만 지냈으니 그럴 법도 한 일이었다. 간혹가다 그 형이, 마치 그간 소원했던 관계의 거리감을 좁히기라도 하려는 듯, 키리에게도 함께 놀러 가자며 바람을 넣으면 키리는 순순히 그 뒤를 따랐다. 사방에 가득한 어른들 사이 어린아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키리 하나였으므로, 키리는 그들 사이에서 꽤나 주목을 받곤 했다.

그렇게 알게 된 열댓 명의 '형의 친구' 중 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특별히 친했던 것도 아니고, 어딘가 코드가 맞아 동질감 같은 것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형이 키리에게 으레 하는 친구들의 자랑을 들으며 알음알음 그런 사람이랬지, 정도로만 아는 사이였다. 

형이 말하기로, 그 사람은 중학교 시절부터 형과 친구였던 사람이며, 고등학교는 갈라졌지만 대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된 기적 같은 인연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 하도 공부를 잘해서 중학교 시절 전교 1등은 기본이었고, 고등학교 때도 그 정도 수준을 유지했다고도 했다. 그래서 키리는 그냥, 아 그런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미온적한 관계였다.

 

03.

그날도 평범한 날이었다. 형이 키리를 부추겨서 친구들 앞에 데리고 나갔고, 그렇게 나가서 도착한 곳이 그 사람의 집이었던 평범한 날이었다. 그 사람의 집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퍽 부자였는지 호화로웠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키리가 그 집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놓고 왔던 것은 우연이었다. 키리가 뒤늦게 왔던 길을 돌아가서, 문을 두드리려다 이미 열린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집에 들어섰을 때 키리가 그 사람의 자살시도 현장을 목격한 것도, 순전한 우연이었다.

넥타이로 자신의 목을 조른 채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혼미해진 정신을 붙잡고 간신히 넘어져 있는 의자를 밟고 올라가 그 사람을 구하고, 제 핸드폰을 찾아 신고했다. 모든 것이 충격이었다. 그렇게 신나 보이던 사람이, 그렇게 대단하던 사람이, 죽으려고 했다는 것이. 제가 구한 것이 늦어서 죽었으면 어떡하지 싶었다. 눈을 감으면 그 사람의 매달린 몸이 아른거렸다. 그날부터 키리에게 불안증세가 생겼다.

 

04.

그 사람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관을 나서는 형을 붙잡고 같이 가겠다고 했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병원은 새하얘서 아찔했다. 형과 그 사람의 대화가 끝난 후에야 키리는 병실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그 사람은 키리를 보고,

왜 나를 살렸어.

05.

그 문장은 응어리진 한, 원망, 분노, 질린 듯한 피로감, 들여다볼 수조차 없는 깊은 우울감이 한 글자 한 글자로 뭉쳐진 어떤 덩어리 같은 것이었다. 그런 문장을 내뱉는 사람의 눈을 바라봤을 때, 키리는 제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나를 살리지 말았어야지. 왜 이런 것까지 내 마음대로 못하게 해. 네가 대체 뭐라고. 왜.

06.

죄를 지었다고 생각했다. 감히 타인의 목숨을 멋대로 살린 죄를. 그동안 자살은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자살을 막아서 마주한 것이, 그런 독한 것일 줄은 상상도 한 적이 없었다. 자살을 막아서 저런 삶을 살도록 해버리게 된다면, 자살을 막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닐까?

07.

사람들이 와글와글 그 사람의 자살시도에 대해 떠드는 것을 들었다. 가족들의 식탁에서, 형의 전화 너머에서 수군수군. 하나같이 말했다. 그럴 사람이 아니었는데. 성적도 좋았고 인간관계도 좋았고. 키리는 생각했다. 그런 것으로 사람을 알 수 없는 거구나. 내가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진실이 아니겠구나, 하고.

 

08.

한 사람이 그렇게나 절망적으로 죽어가는 와중에도, 그렇게나 절망적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와중에도 멀쩡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보면 기분이 이상했다. 세상의 어딘가에서 커다란 톱니바퀴가 빠진 채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 같았다. 내가 괴롭다고 하면 사람들은 관심을 가질까. 생각을 할까. 아니면 다들 그냥 멀쩡하게, 지금처럼 살까. 사람들을 믿을 수 없었다.

 

09.

사람들은 믿을 수 없고 괴로운 사람들은 돕고 싶다. 그 사람들도 믿을 수 없어서 자살할 수 없다면, 억지로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내가. 내가 그 사람들의 자살을 도와주자. 그렇게 해서라도 용서받을 수 있다면.

키리는 자살 컨설턴트가 되었다. 누구보다도 그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초고교급의 자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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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Free Little Cry of The Abyss feat. Asako Toki - sasakure.UK Piano Sheet Music Tutorial

https://youtu.be/Pgi-hI9GI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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