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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쇼콜라티에
★★
본인의 생일이자 발렌타인데이였던 2월 14일, 누나로부터 수제초콜릿을 받았던 게 처음이었다고 그랬던가. 소년은 누나에게 받았던 그 초콜릿을 정말로 맛있어했고, 본인도 누나처럼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고 싶어했었다. 그리고 정말로 행동에 옮겼었지. 한 번, 두 번, 소년은 계속해서 본인의 손으로 초콜릿을 만들었고, 그게 일 년 정도 지나고 나자 소년의 솜씨는 특출나게 성장했었다. 어머니가 하시던 디저트 카페에서 슬쩍 제가 만든 초콜릿을 함께 판매하기를 여러 달, 소년이 직접 만들던 특별한 초콜릿과 초콜릿을 넣은 디저트들은 늘 인기있는 메뉴가 되었고, 단골 손님들을 통해 그 디저트들을 소년이 직접 만든다는 게 소문이 나 금세 유명해졌다. 그 때문에 방과 후에는 어머니의 가게 일을 도우며 쇼콜라티에로서 일하게 되었다. 그리 된 지가 벌써 3년.
소년의 작품들은 각각의 테마를 가진 디자인과 맛, 마치 조각처럼 빚어내는 초콜릿과 조화롭고 독특한 맛을 내는 디저트들로서 유명하다.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초고교급 쇼콜라티에 ★★
후지와라 쇼우
藤原 掌 / Fujiwara Shou
나이 / 키 / 체중 / 신발 / 머리색 / 국적 / 혈액형 / 생일
17세 / 165cm / 55kg / 캔버스화 / 갈색 / 일본 / RH+AB / 2월 14일생
Personality
너의 꿈속에 나를 가두어버렸다.
/천선자, 눈사람
어제는 슬픔 때문에 새를 부를 수 있게 되었고
창가로 날아온 새들은
세상의 끝으로 나를 데려가곤 했다
/박지혜, 겨울 감각
얌전한 / 내성적인 / 신중한 / 눈치가 빠른 / 예민한 / 완벽한 / 이성적인
1.이름은 후지와라 쇼우. 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할까요.
소년은 얌전했다. 그리 활발한 편도, 밝은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저 잔잔하고 조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능숙하게 잘 어울리는 쪽이었지. 적응이 빨랐던 탓에, 처음 만나는 이와도 곧잘 이야기하곤 했으니. 내성적인 그였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에는 익숙했다. (아마 자주 대해보았기 때문이려나?) 대체적으로 그는 모두에게 친절했다. 상대의 의견을 잘 듣는 편이었으며, (딱히 본인의 생각이 없는 탓도 있는지) 상대에게 먼저 맞춰 행동하고는 했다. 그래, 내게 맞추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 (원하는 것도, 그리 행동할 자격도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러니 당신에게 맞추어야지.
2.마음에 들어하니 기쁘네요. 고마워.
목소리가 무미건조해서인지, 말만으로는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소년은 표정변화가 꽤 다양했다. 크게 바뀐다기보다는, 미묘하게 조금씩 달라 보이는 편. 관심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졸린 듯 풀려있는 눈에도 생기가 확 살아난다. 입꼬리를 슬 말아올리는 미소는 자주 짓는 편이었다. 습관인 것처럼 부드러이, 자연스럽게. (습관인 것처럼이 아니지, 실제로 습관이 맞잖아? 영업용 미소라 불리는 것과 비슷한 것의.) 그러니 소년의 웃음은 어느 것 하나 진심인 게 없었지. 그저 덧없게 아름답기만 한, 거짓된 웃음이었으니. 본인의 이야기를 쉽게쉽게 해주는 편은 아니었지만, 만약 실제로 이야기를 할 때가 된다면 (소년의 입을 여는 건 꽤나 힘들지. 이런 날이 오긴 하려나.) 늘 솔직하게 말하고는 했다.
3.내가 들어보니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데. 그러면 지금 뭘 고민하는 거에요?
소년은 날카로웠다. 무어라 설명하자면, 논리적이라거나 감각적인 면에서. 완벽하기 위해선, 이런 것은 기본이었지. 모르고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거나, 자연스레 숨어 있는 모순을 잘 짚어냈다. 섬세한 성격 또한 이것을 돕는데 한 몫 한다. 이러한 것 때문에 상담자의 역할을 맡을 때에도 꽤나 잘 소화해내곤 했다. 눈치가 아주 빨랐음에, 낄 곳과 끼면 안될 곳을 잘 구분했으며 상황에 맞게 행동했다. 참견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때에 따라서는 즉각 개입할 때도 적지는 않았지.
4.....아아, 이런 건 별로인데. 지저분한데다 비뚤어져 있고, 완전 불쾌하니까.
소년은 섬세하고 꼼꼼했다. 그러나, 이게 조금 중증인 면이 있었다. 어질러져 있다거나 깔끔하지 못한 것을 보면 꽤나 우울해했고, 타인에 것에 일일히 참견하며 그것들을 고치지는 않았음에도 자신의 것들(물건들, 옷차림, 작품 등)에만은 정말이지 칼같았다. (날카로운 성격의 그였기에,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무지 신경쓰이는게 탓이라면 탓일까.) 때문인지 청결과 정리정돈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시하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결벽증이라 불릴만한 것 까지는 아니다. 지저분한 것에 한해서는, 그저 잠시 기분이 가라앉는 정도일 뿐.) 피곤할 정도로 완벽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완벽을 추구하는 정확한 성격 덕분에 지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게 좋은거라면 좋은 점. 어찌되었든 그는 완벽함을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완벽주의자였음에.
여담이지만, 소년에게는 기분이 가라앉으면 대사 필터링이 잘 안 되는 면이 있었다. 그럴 경우 말을 조금 막 하는 듯이 툭툭 내뱉었다. (뭐랄까, 조금 노골적여진다. 그래도 그의 성격상 그리 심한 욕 같은걸 하지는 않는다.)
5.괜한 걱정이야. 왜 나에 대해 신경쓰는거죠?
소년은 본인을 신경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신경쓰는 것이나, 타인이 신경써주는 것이나 전부.) 그닥 관심받고싶지 않아하는 탓이 컸으므로. 이런 이유로, 주목받는 것을 매우 꺼려하기도 했다. 가끔, 모두의 시선을 받는 경우에 심각히 어색해하는 이유가 이것. 약간의 관심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긴 해도, 걱정한다거나 그런 행동을 보이면 반응이 꽤나 날카로워지곤 했다. (쓸데없는 짓이라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지.)
6.말투는 반존대. 존댓말이 주를 이루며, 반말은 그저 자연스레 내뱉는 느낌이었지.
호칭은, 당신(あなた)이나 너(あんた), 혹은 그저 평범한 당신의 성.
다른 별명을 짓는 편은 아니었으며 있는 그대로 상대를 부르곤 했다.
Feature
※주의 : 자해, 자살 소재가 있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평범한 가족. 아버지는 10년보다도 더 이전에 사고로 돌아가셨다. 생계수단을 찾던 어머니께서는 도쿄에 작은 디저트 카페를 차리셨다.
자녀는 1남1녀. 소년은 3살 터울의, 현재는 사망으로 기록되어 있는 누나가 있다. 이름은 후지와라 쇼코.
어떤 연유인지 물으면 소년은 사고였다고 답하고는 했다. 그러나 사실, 소년의 누나는 자살했다. 소년은 이야기하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 점을 제외하더라도 소년의 가족은 행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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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 소년의 가족은 길을 헤매다 겨우 도쿄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께서 디저트 카페를 차린 것이 그 즈음.
소년의 누나와 소년은 상당히 사이가 좋았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몇 년 후, 소년의 누나는 어머니의 어깨 너머로 디저트를 만드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로 인터넷도 찾아보는 등, 개인적으로 공부를 조금씩 하였다.
돌아오던 2월 14일, 소년의 생일날. 누나는 소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것에 도전했다.
결과는 아주 좋았다. 누나에게도 쇼콜라티에의 재능이 있었기에. 소년도 그에 아주 만족했었다.
문제는 그 후. 소년이 디저트와 초콜릿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그 생일날 이후, 어머니는 누나에게 가게 일(+디저트에 관한 것들)을 조금씩 가르쳐주고 있었고 누나는 그렇게 일을 배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제서야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뿐인 소년의 솜씨는 하루가 갈수록 남다르게 성장했다. 누나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걸 중요시했던 어머니의 관심은 누나에게서 소년으로 차츰차츰 옮겨갔다.
누나는 질투가 났고 저의 상황을 매우 억울해했다. 그렇게 조금씩 어두운 것에 물들어가다가, 결국 감정에 못 이겨선 소년의 앞에서 목을 매었다.
소년을 저주하고 매도하며. 자신의 위치를 빼앗아 관심받는게 그리도 좋았느냐고 말하면서.
이후 소년은 누나에게 아주 큰 배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누나와 관련된 모든 물건과 흔적들을 정리했다. 그렇지만 목걸이는 마지막으로 놔두었다.
그 사람의 마지막 흔적, 소년이 목걸이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사건 후에는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었다. 소년은 오히려 어머니의 일에 더더욱 시달리게 되었으므로.
어머니는 완벽해야 한다고 매일매일 말했다. 완벽해야지 더 많은 손님을 끌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세상은 가혹해서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하면서.
당신 자신이 완벽을 추구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 달콤한 삶을 살고 싶었기에. 그래, 결국은 그 사람도 달콤함을 위해 소년을 개 부려먹듯 하고 있었던 거지.
때문에 소년은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매일매일. 언제나 빠져나올 수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려 목을 옥죄어오는 그 기분을 느끼며.
그럼으로서, 그의 실력은 완벽해졌다.
그리고 그의 정신은 피폐해졌다.
그의 이성으로 겨우 잡아낸, 멀쩡한 성격으로 감추고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상태는 그 시절과 똑같다. 여전히.
_HATE : 단 맛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아주 싫어하는 축에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혐오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조금 취향이 아닌듯한 면이 있긴 했었다. 완전히 싫어하게 된 시점은 꽤나 최근.
단 맛에 담긴 의미를 싫어한다. 달콤함만큼이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없기에 싫어한다.
사람들이 언제나 달콤함만을 찾기에 싫어한다. 그들은 쓴 맛과 괴로운 맛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것들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배척하고, 오직 좋은 것만을 찾고 갈구했다.
그 때문에 소년은 단 맛을 혐오하게 되었다. 달달한 초콜릿 한 조각이라도 잘못 먹으면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심하게.
_GIVE UP : 희망
가지고 있었으나 포기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아마도 소년의 누나가 떠났을 그 즈음부터. 소년은 저의 희망에 배신당했고 점점 그를 불신하게 되었다.
그럼으로서 완전히 놓고 포기했다. 더이상 희망을 위해, 그는 노력하지 않았다.
ㅡ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가 완전히 희망을 놓은 것은 아니다. 그가 누나로부터 받은 목걸이를 아직까지 버리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녀가 자신을 조금이라도,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아껴주었다고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희망 때문에, 애정의 증표처럼 보이는 그 목걸이를 아직도 남겨 둔 것이다.
그저, 저도 모르게 마음 한 구석에서는 희망을 잡고 있는 것이지.
_SCAR : 오른쪽 손목
소년의 오른쪽 손목. 붕대로 칭칭 감아진 그 부위에는 몇번이고 계속 날카로운 것으로 그은 흔적들이 있다.
누나의 자살로 인한 충격때문에, 몇번이고 자해를 시도한 흔적.
